웹진 문화 아시아

대학생기자단 이정은 윤지애 정명길 조은혜 최향근

차가워진 바람이 당신의 볼을 스치고 지나갈 때, 짙은 온기 하나 당신을 따사로이 반긴다. 2012년 끝자락이 얼마 남지 않은 어느 날, 아시아문화마루는 안으로는 아시아를 담고 밖으로는 광주를 반기고 있었다. 그곳에서, 당신과 아시아의 거리는 0.00km, 그리고 나와 아시아문화전당과의 거리 0.00km다.
아시아문화마루에서는 아시아 생활문화 사진전과 문화전당과 함께하는 토크콘서트가 열렸다.

아시아문화생활 사진전은 아시아를 좀 더 새롭게 바라보는 0.00km의 시작점이 되자는 의미로 <아시아, 여기는 0.00km>를 주제로 열렸다. 원래 ‘0.00km’라는 문구는 산티아고의 순례길에 있는 등대에 이름을 따온 것이다. 순례를 다 마친 사람들에게 ‘0’은 또 다른 시작으로 다가가는 것처럼 이번 전시 또한 아시아 여러 나라들 간의 정신적, 물리적 거리를 최대한 좁혀보자는 취지에서 기획됐다.
'회복, 역동, 기도, 쉼, 자연, 공존'이라는 주제에 따라 총 여섯 개의 섹션으로 나뉘어져 있는 사진전은 광주 지역 여섯 명의 작가들의 시선에 의해 재해석되어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 냈다.

이번 전시회의 가장 큰 특징은 '전시 안내 프로그램'이 운영된다는 것. 관람객이 전시장을 둘러보며 사진 작품과 작가들에 대한 내용을 작품해설사에게 설명 들을 수 있는 시간도 마련됐다. 프로그램은 전시기간 내 매주 월요일과 화요일 오전 11시, 오후 3시에 약 30분간 운영되는데 작품 해설사와 함께 작품을 관람하니 재미와 감동이 더해졌다. 이번 전시회에서 작품을 설명해주는 김향순 도슨트는 “작은 전시회지만 굉장히 많은 아시아 나라가 참여한 사진전이고, 전시된 사진이 300여점 이상이다. 아시아의 다채로운 생활 모습이 많이 담겨있고, 또 많은 작가들이 참여했기 때문에 재미있는 이야기도 많다. 사진 관람을 하면서, 그 안에 담긴 이야기도 함께 들으니까 더 재미있어 하시는 것 같다. 아시아생활문화사진전에 오면 특별한 즐거움을 얻어갈 수 있다.”며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조성사업에 대해서는 기대감을 표명했다. “아시아문화중심도시가 자리를 잘 잡아가면, 광주 뿐 아니라 우리나라에서 큰 역할을 할 거 라고 본다. 아시아문화전당이 개관하기 이전까지 이 곳, 아시아문화마루(국립아시아문화전당 홍보관)에서 진행되는 전시들은 워밍업을 해가는 과정이라고 본다. 지금 이 과정을 잘 극복해나간다면 아시아문화전당은 꼭 성공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그는 확신했다.

아시아생활문화 사진전은 12월 21일까지 열린다.

우리가 언제나 고민하는 것은, ‘내가 하고 싶은 것’과 ‘내가 할 수 있는 것’에 대한 차이일 것이다. 어른들은 이야기한다 하고 싶은 것을 직업으로 삼으면 안 된다고. 그게 정말일까?
11월 22일 오후 6시 아시아문화마루 광장에서는 ‘문화전당과 함께하는 토크콘서트’가 열렸다. 손미나 前 KBS 아나운서와 함께 하는 시간을 가진 이날 공연에서 손미나씨는 스페인과의 특별한 인연에 대해 이야기하고 이제 막 수능이 끝난 고3 수험생들에게 꿈과 희망이라는 주제로 자신의 경험담을 바탕으로 한 진솔한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그녀가 방송국에 입사했던 일, 누구나 하고 선망하는 직종인 아나운서를 그만두기까지의 고민, 그리고 지금 여기 이 자리에 있기까지의 긴 여정을 솔직하고 감동 있게 전해주었다. 그녀의 이야기에서 ‘하고 싶은 일’과 ‘잘하는 일’에 대한 생각을 느낄 수가 있었다. 또한 꿈과 희망, 그리고 문화라는 테마로 엮어낸 이야기를 통해 아시아문화전당의 미래를 엿볼 수 있었다. 아시아문화전당에 대한 그녀의 진정성이 있는 고민과 관심이 엿보이는 대목이었다.

따뜻한 이야기가 끝나고 추운 날씨를 한 순간에 달궈줄 무대가 펼쳐졌다. 첫무대는 크라잉넛. ‘말달리자’를 시작으로 ‘룩셈부르크’, ‘밤이 깊었네’를 열창하며 온 무대를 휘젓고 다녔다. 그들의 열정에 관객들도 자리에서 일어서서 하나가 되었다. 두 번째는 이한철씨의 공연. 유쾌하고 분위기있는 멋진 무대를 통해 그만의 특유의 재치와 젬베 리듬이 어우러졌다. 인디계에서 깊은 관록을 보이며 노련한 음악과 차돌처럼 야무진 목소리톤으로 관객을 한순간에 사로잡아 버렸다. 특히 우물안개구리밴드가 부르는 ‘슈퍼스타’만 듣다가 실제로 이한철이 부르는 ‘슈퍼스타’를 들으니 색달랐다. 오리지널의 노련함과 깔끔함이 돋보였다.

마지막은 전설의 밴드, 부활. 김태원이 한 번씩 시크(Chic)하게 던지는 농담에 시민들은 무척 즐거워했다. 그는 무대 스태프들과 아나운서까지도 웃게 만드는 마성의 매력을 지닌 엔터테이너였다. 더욱 돋보였던 건 무대 위에서의 카리스마! 연주 외의 시간에는 굉장히 재미있게 분위기를 풀어주지만, 연주할 때는 진지하게 돌아가서 전자기타의 짜릿한 소리를 선보이며 카리스마를 풍겼다. 여기에 이 날 여성 관중의 사랑을 한 몸에 받은 정동하의 뛰어난 보컬은 부활이라는 매력적인 밴드가 왜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는 가를 알게 해주었다.

김향순 도슨트는 그가 생각하는 아시아문화전당은 다 같이 어우러지는 공간이라고 했다.
“문화라는 것은 보여주기 위해서만, 또 작가의 만족을 위해서만 창출되어지는 것은 아니다. 관객이 와서 즐길 수 있어야 되고 호응해줄 수 있어야 진정한 문화라고 생각한다. 그런 만큼 아시아문화전당은 모든 사람들, 어느 계층, 어느 연령이 오더라도 다 같이 어우러질 수 있는 공간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의 말대로, 아시아문화전당의 미래는, 신분고저, 남녀노소 차별하지 않고 모두가 어우러지는 그런 한마당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