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은 반짝반짝해”


토요일, 비가 쏟아졌다. 하늘은 화려한 폭죽으로 장식되고 양방언의 영혼을 어루만지는 음악은 하늘로 땅으로, 가슴으로 울려 퍼졌다. 2012광주월드뮤직페스티벌의 시작이었다. 사람의 영혼을 달래서일까, 그들의 상처와 아픔을 어루만져주고 있는 음악의 소리에 하늘은, 폭풍 눈물을 흘렸다. 비는 갈수록 거세지고 번개까지 쳤다. 주최 측은 관람객들에게 돗자리와 우비를 나눠줬다. 억수같이 쏟아지는 비에 자리를 하나둘 뜰만도 하건만, 사람들은 움츠리기보다 역동적이었다. 뜨거웠다. 빗물에 그들의 체온은 하얗게 수증기마냥 증발되었다. 비옷을 입고 빗속에서 음악에 맞춰 춤을 추는 사람도 있었다.
















페스티벌 둘째 날인, 일요일, 하늘은 상처를 어루만진 덕에 치유되어 평온했다. 밤이 되자,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캠핑의자를 들고 온 사람, 엄마 아빠의 손을 잡고 온 아이들, 으쌰으쌰하는 친구들, 사랑을 속삭이는 연인들, 그들은 돗자리 하나 펼쳐놓고 그 위에 편하게 앉아 음악을 즐겼다. 음료를 마시고 치맥(치킨과 맥주)를 먹고 도시락을 즐기며,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 짙어가는 가을밤의 음악을 즐겼다. 월드뮤직에 서툴렀던 그들은 점점 음악과 하나가 되었다. 귀로 들었던 음악은 머리를 돌아 혈관을 타고 심장을, 가슴을 울렸다. 가슴은 다시 몸으로 퍼져, 그들의 몸을 움찔움찔, 들썩이게 만들었다.















2012광주월드뮤직페스티벌은 전남대학교 후문에서 열리는 오픈스테이지, 대운동장에서 열리는 메인 무대, 광주비엔날레 정문 옆 야외공연장에서 열리는 어쿠스틱 스테이지와 파티 스테이지로 진행되었다. 누에바 만테카, 양방언 밴드, 발칸비트박스, 소소&마헤르 시소코, 라 카라반 파스, 다닐로 페레즈&프렌즈, 블랙드럼, 딴따라 휴게소, 바닥 프로젝트, Y.H.B 밴드, 라얼후, 라이져 크로, 피드 더 보츠, 올디스 벗뉴, 쏘뇨. 신재창, 고래야, 프로젝트 밴드 달과 오마르 베나실라 스비타르 협연, DJ 준 모리타와 김용하&김보라 협연, 자하 토르테, 거문고 팩토리, 이스터녹스, 억스, 카세트 슈왈제네거, 임인건과 아트만과 이석주와 박천지 협연 등의 무대가 때로는 잔잔하게, 때로는 화려하게 펼쳐졌다. 그들이 만들어놓은 무대를 가장 멋지게 즐길 수 있었던 이들이 바로 관객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