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어린 아가 잎사귀가 돋아난다. 연두 빛 새싹이 조그맣게 자라 작은 손가락 내밀어 당신을 어루만진다. 그 어린 아가에게 이름을 붙여본다. 바람이 소곤거리는 너의 이름, 설렘.

















4월, 맑은 햇살이 아이의 따뜻한 살결을 쓰다듬는다. 봄날의 미풍에 아이는 살포시 눈을 뜬다. 티 없이 맑은 새까만 눈동자가 세상을 향해 미소를 보낸다. 아, 천사가 있다면 바로 이 모습이리라. 사랑이라.













5월, 누워서 하늘만 응시하던 아이가 옆으로 기우뚱하더니 뒤집어진다. 목에 힘을 주고 고개를 빳빳이 들어 정면을 응시한다. 연두 빛 가느다란 아기 잎사귀는 진한 녹색이 되어 어른 손 마냥 훌쩍 자랐다.
















6월, “끙차” 배에 힘을 주고 꿈틀거리더니 저만치 기어간다. 바닥을 작은 손바닥으로 힘껏 짚고 무릎을 세워 엉금엉금 기어간다. 사물을 잡으려고 쫓아가 해맑게 웃는 아이, 너는 나의 감동, 나의 가슴, 나의 심장.

















7월, 한 움큼 자란 푸른 잎사귀 아가는 조그만 꽃송이를 머금는다. 기기를 반복하던 아가는 허리를 곧추 세우고 앉았다. 아가는 곤지곤지 잼잼을 하며 까르르 웃음을 터트린다.

















8월, 꽃봉오리가 점점 커진다. 앉아 있던 아기가 하늘로 손을 뻗는다. 파란 하늘이 그 내민 손을 잡자 아가는 다리에 힘을 주고 일어선다. 그리곤 작은 발가락을 꼼지락거린다.



















9월, “자, 이제 걸어볼까” 발가락에 힘을 주고 그 작은 발로 한 걸음, 한 걸음 걸음마 연습을 한다. 한 발 한 발, 그 내딛는 발걸음마냥 다물어 있던 꽃봉오리가 서서히 피기 시작한다.





















10월, 뭔가를 잡고 움직이던 아기는, 손을 떼고 휘휘 젓는다. 그리고 스스로 걸음을 걷기 시작한다. 털썩, 주저 앉았다. 아니, 아가는 다시 힘주어 일어난다. 혼자서 걷기 시작한다. 홍조를 띤 예쁜 꽃이 핀다.






















11월, 천천히 걷던 걸음이 빨라진다. 아이의 얼굴에 웃음이 가득하다. 설렘, 사랑, 감동, 그 아이에게 하나의 이름이 더 붙여진다. 그것은 희망.






















12월, 시간은 빠르게 흘러간다. 조그만 새잎이 엊그제 같더니 어느 새 훌쩍 자란 아이는 저만치 앞서 걸으며 엄마에게 어서 오라고 손짓한다. 나, 지금 달릴 준비가 되어 있다고 그러니 어여 오시라고. 아이는 무엇이 그리 즐거운지 크게 웃음을 터트리며 길어진 다리로, 뛸 준비를 하고 있다. 그래, 너는 나의 기대와 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