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진 문화 아시아

편집국/대학생기자단

‘에이 까짓것 더 주지’, 손 한 가득 수북이 담아 주던 정이 넘치는 곳, 후후 불어마시는 뜨거운 어묵 국물 한잔에 차가운 몸이 따뜻하게 녹는 곳, 시장. 물건을 사고파는 상거래가 이루어지는 시장은 인생의 깊이가 있는 곳, 사람 냄새가 나는 곳이었다. 오고가는 사람들로 북적거리며 곳곳에서 파는 물건에 대해 소리치고 검은 봉지 주머니 여러 개 들고 가는 손님들이 많은 곳이었다. 그런데 대형마트가 들어서고 인구의 이동으로 찾는 사람들이 점점 줄어들더니, 하나 둘 문 닫는 점포들이 늘어나고 시끄럽던 시장은 조용해지고, 따뜻함 보다는 쓸쓸함이 묻어나기 시작했다.
그런 시장이 변화하고 있다. 어느 날부터 예술가들이 뚝딱거리고 들어오더니 사람들 왕래가 많아지고 다시 활기를 띄고 있다. 이제 시장은 짙고 깊은 문화 내음이 가득한 곳이 되고 있다. 문화와 함께하는 공간, 시장, 그곳을 찾아가 보았다.

대인 시장은 1964년 한국전쟁 이후 구 광주역(현 동부소방서 자리) 동편 공터에 인근 주민이 모여 들어 형성된 장으로, 불과 20여 년 전만 해도 광주의 대표적인 상권이었고, 가장 번화한 도심이었다. 그러나 1995년 광주 시외버스터미널이 대인동(현 롯데백화점 자리)에서 광천동으로 옮긴 후, 대인동의 활기는 점차 줄어들었다. 그러던 중 2008년 문화체육관광부 아시아문화중심도시추진단과 광주광역시 공동으로 전당 주변 아시아 문화 특화 및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해 대인시장에 문화예술을 불어넣는 프로젝트가 시작되었다.

대인 시장에서는 고소한 문화 냄새가 난다. 시장의 빈 점포에 국내회 작가 25명이 창작 스튜디오를 열면서, 2008년 12월 국내 최초 재래시장 아트페어인 ‘제로-베이스 액션아트’ 전을 열었다. 이후 2010년에는 대인예술시장 프로젝트 ‘느티나무숲’을 시작하면서 ‘시민거리 악사’, ‘대인배’, ‘시장아카데미’ 등 많은 문화 프로그램을 만들어내고 전시하는 공간이 되었다.

대인시장은 이제 상인과 작가, 그리고 시민이 참여하는 문화로 소통하는 예술시장이 되었다. 상인들이 가지는 삶에, 작가들의 작품 세계가 더해지고, 시민들이 콜렉터 역할을 하면서 말이다. 그리고 그 삼박자가 이제 아름다운 하모니를 이루고 문화의 꽃을 피워내고 있다. 이렇게 핀 대인 예술시장의 꽃은 이제 전국적으로 전통 재래시장의 활성화 프로젝트에 응용되면서 문화시장의 모테가 되고 있다.

양동시장은 광주광역시 서구 양동에 있는 광주의 대표적인 재래시장이다.
1900년대에 광주천의 광주교 아래 백사장에서 큰 장과 작은 장이 열렸다. 이 장이 1932년에 통합되어 사동으로 옮겨 '사정시장‘이란 이름으로 근대 상설시장의 모습을 갖췄다. 하지만 1940년 사동의 사정시장이 다시 현재 이곳으로 이동하면서 양동시장은 643개의 점포로 탄생. 해방 후 양동시장은 광주시에 귀속되어 관영시장으로 운영되다가 지금의 민영 시장으로 변모하였다. 2010년 100주년을 맞이한 양동시장이 문화관광형 시장 육성 사업에 선정되며 문화공간이 뿌리를 내리기 시작했다.

그 일환으로 양동문화센터가 지어졌다. 양동문화센터는 양동시장 상인들과 광주시민 모두를 위해 다양한 행사, 공연, 전시 등이 열리는 공간의 역할. 각양각색의 재미를 맛볼 수 있는 곳이다. 이곳에는 카페 양동, 홍愛 레스토랑, 다문화행복장터 식당, 시장 속 박물관 등 다양한 공간이 있다.
다문화행복장터 식당은 이주여성들의 경제적 자립을 통해 생활의 도움을 주고자 만들어졌다. 다문화를 한 공간에서 맛보는 기회를 제공하고 이주 여성들에게 그들만의 소통의 장의 역할을 해내고 있다. 홍애레스토랑은 홍어가게가 즐비한 양동시장의 특징을 담았다. 이곳에서는 홍어오합, 홍어튀김 찜 구이 탕 무침, 홍어코스요리 등 다채로운 홍어요리를 맛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