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문화중심도시 대학생기자단 김미지(영상), 양세열(사진), 이혜지(글)

 잔디는 푸르렀다. 노란색 티를 입은 아이들은 잔디 위를 뛰어다녔다. 천을 잡아당기고 망치질을 하고 끈을 매달았다. 땀에 흠뻑 젖었는데도 함박 미소를 띄고 있었다. 아이들의 손길이 닿자 천은 집이 되었다. 천을 뒤집어쓰고 친구들의 허리를 잡고 기차놀이를 하는 아이들의 얼굴에선 웃음이 떠날 줄을 몰랐다.

 아이들을 쉴 새 없이 웃게 했던 이 놀이는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어린이문화원 운영체계 구축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된 어린이 창작 프로그램 C.A.M.P(Creative Arts Making Program)이다. 어린이문화원은 교육문화컨텐츠 개발원와 어린이박물관으로 구성되어, 이와 같은 프로그램들을 지속적으로 개발, 보급할 예정으로, 지금부터 그 준비를 해가는 중이다. 이번 프로그램은 ‘움직이는 집’, ‘그림자극으로 만나는 이야기’, ‘춤추는 학교, 몸으로 말해요’, ‘나를 표현하는 색깔입기’등 다섯 개 프로그램으로 총 12회로 예정되어 있는데, 6월 10일부터 시작하여 서울과 광주에서 진행되고 있다. 본 기자단은 지난 17일 광주 화정공원에서 두 시간에 걸쳐 진행된 ‘움직이는 집’의 두 번째 프로그램에 함께 했다.

 ‘움직이는 집’은 예술치료학을 전공한 현대 미술가 ‘주 홍’이 기획한 것으로, 사전에 컴퓨터 게임 중독 학생들을 대상으로 진행되었을 때 이미 그 효과가 눈에 띄었다고 한다. 이 프로그램은 스판텍스와 같이 늘어나는 성질과 다양한 컬러와 짜임, 무늬 등이 있는 천에 여러 개의 고리를 붙이고 핀을 박아 천의 모양을 변화시키는, 재미있는 놀이다. 이 과정에서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집과 공간에 대한 사고의 확장을 경험하게 된다.

아이들은 두 시간 내내 지칠 줄 모르고 뛰놀았고, 이를 지켜보는 학부모들의 얼굴에도 미소가 가득했다. 두 아이를 모두 데리고 왔다는 한 학부모는 ‘창의력과 문화를 교육을 받아야 한다는 현실이 한편으로는 서글프지만, 프로그램에 매우 만족한다’며, ‘아이들이 뛰어놀 데가 없는 것이 현실인데, 어린이문화원이 생기고 이런 프로그램들이 잘 진행된다면 조금 멀더라도 아이들을 데리고 자주 참여할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도 중요하지만, 그런 아이들을 데리고 다닐 수 있도록 엄마들을 대상으로 한 교육도 필요하지 않겠냐’며 어린이문화원에서 해야 할 일이 아이들의 교육에만 그쳐서는 안 될 것임을 강조했다.

 이 날 프로그램 진행을 함께 지켜본 전남대학교 문화전문대학원 박기현 교수는 어린이 창작 프로그램 C.A.M.P의 주안점을 묻는 질문에 ‘일반 교육과는 다른, 창의적 교육’이라며, ‘C.A.M.P는 그동안 준비해왔던 어린이 창의력 신장교육의 재정비 과정이자 실행과정’이라고 그 의의를 밝혔다. 또 그는 아이들에게 문화란 ‘생활과 연결되어 있어야 하는 것’이라며, ‘아이들에게 문화적 소통이란 친구를 만드는 과정이다. 친해지고 조금씩 알아가고 그 다음에 다른 사람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이것이 어른들에게는 문화적 소통이겠지만, 아이들에게는 친구 만들기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