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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부·대학생기자단 4기 기획특집팀 나찬웅(글) 김형만(사진) 조대호(그림)

지난 6월 22일, 아시아예술극장은 2011년 국제공모 결과를 발표했다. 그 결과 한국의 ‘유형학적 아카이브 프로젝트 -전통/현대’, 인도네시아와 태국 예술가들의 공동 작품인 ‘Collaboration Indonesia Thailand Artist', 일본의 'Oh, Face 2012' 가 최종 선정되었다. 아시아예술극장은 창·제작의 비중이 높은 아시아 현대공연예술센터의 성격을 가지고 있다.
“꽃을 주는 것은 자연이고 그 꽃을 엮어 화환을 만드는 것은 예술이다” 시인 괴테가 예술을 두고 그랬던가. 예술이라는 창조물이 관객에게 선보이는 곳, 그 곳은 무대요, 그리고 그 무대의 작품을 아시아와 세계에 알리는 곳, 그 곳이 아시아예술극장일 것이다. 게다가 아시아예술극장은 단순히 무대를 선보이는 공연장만의 개념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대학생기자단 기획특집팀은 아시아문화전당 5개원에 관해 기획시리즈를 진행하고 있다. 이번 호에서는 아시아예술극장을 살펴보고자 한다.

아시아예술극장은 창·제작 중심의 아시아 ‘컨템퍼러리 공연 예술센터’를 목표로 하고 있다. ‘컨템퍼러리(contemporary) 예술’이란 동시대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직면하는 삶의 문제와 이슈에 대해 모든 수단을 동원하여 극적인 감동을 주는 작품 창작활동이라 할 수 있다. 과거의 장점을 토대로 현대의 진정성과 창의성이 극대화된 작품을 탄생시키는 것이 컨템퍼러리의 진정한 의미다.
현재 문화시설들은 대부분 초청 공연이나 대관 위주로 돼있어 창작 기반이 취약한 상태다. 자본도 뮤지컬에 2천억 이상이 집중적으로 투자되고 있지만, 그 외 분야의 창작 환경은 매우 열악한 상태이다.
아시아예술극장은 공연장의 한계에서 벗어나기 위한 방안뿐만 아니라 모든 창작자들에게 창·제작의 시스템을 제공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을 최우선으로 두고 있다. 또한 예술가 및 프로듀서를 섭외하는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제작시스템을 운용할 계획이다.

아시아예술극장은 2000석 규모의 대극장과 518석 규모의 중극장으로 구성되지만 대극장무대와 좌석이 고정적이지 않다. 아시아예술극장의 초기 구상은 공연예술 작품의 창작 과정이 공개되고, 시연, 유통, 판매까지 이르는 상설제작시장(Factory Shop)이라고 할 수 있다. 필요시 2개의 동시 공연이 가능한 공간 분할형, 무대와 객석이 활용에 따라 언제든 변할 수 있는 곳이다. 그래서 자유로운 양식과 무대 형식의 실험 공간이자, 현대적이고 실험적인 공연예술에 어울린다. 중극장은 연극, 음악, 무용, 중소규모 뮤지컬 등 다양한 장르의 공연들을 할 수 있는 곳이다.
이런 두 가지 성격을 가지고 있는 아시아예술극장은 서구 모던 아트가 중심이 되는 장르별 공연공간인 액자형 공연장이 아닌 다양한 공간 활용 및 다분야 협업의 컨템퍼러리 영역 중심으로 꾸려나갈 계획이다. 그래야 차별성이 생겨 성공할 수 있다. 컨템퍼러리 영역은 예술가, 창의적 프로듀서와 공연장 관계자의 상생적 관계를 도모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시아예술극장이 현재 계획 중인 프로젝트 하나를 살짝 엿보면 그 성격을 더 잘 알 수가 있다. 정보원에서 발굴한 아시아 신화·설화를 소재로 공연을 만들거나 ‘사이트－스페시픽 아트(Site-Specific Art)’라는 특정 공간형 작품을 넘어서 여기에 사이트-리스폰시브 작품(Site-Responsive Work) 즉, 특정공간 반응적 작품을 추가하게 된다. 이를 통해 서로 다른 공간이 주는 시대성과 의미를 파악하고 스토리를 발굴할 것이다. 또한 발굴된 스토리를 그 공간에서 관객들에게 충분히 전달해 극적이고 색다른 경험과 감동을 선사하게 된다.

기존의 연극이나 뮤지컬, 오페라 장르에 익숙한 관객들에게 컨템퍼러리 공연예술은 많이 생소할 수 있으나, 광주 관객들은 광주비엔날레와 디자인비엔날레를 통해 10년 이상 컨템퍼러리 예술에 대한 경험을 축적해왔다. 그 결과 문화예술에 대한 선호도와 이해도가 대단히 높은 편이다. 이는 컨템퍼러리 예술에 충분한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근거가 될 수 있다. 무엇보다 아시아예술극장은 아시아의 문화예술의 즐거운 놀이터다. 광주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더 나아가 아시아와 세계의 관객들과 문화예술로 소통해나갈 것이다. 이를 위해 아시아예술극장은 작년에 이어 2회째 국제공모를 통해 커뮤니티 기반 및 아시아 공동협업 작품 등을 선정하는 한편, 개관 콘텐츠를 준비하기 위해 공연 감독을 물색하고 있다. 선출된 감독과 함께 내부계획안을 공유하여 예술적 비전을 제시하고, 개관 시 공연할 프로그램 섭외와 제작, 축제 프로그래밍에 들어갈 예정이다.
사실 개관 전부터 경제적 관점에서 예술극장을 바라보는 시각이 많이 있었다. 현재도 그런 부분이 없지 않다. 물론 문화산업의 상품화라는 것을 완전히 무시할 수는 없다. 그러나 투자대비 효용을 강조하는 경제논리에 몰입되다 보면 수익성이 강한 상품만이 선호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장기적으로 보았을 때 창작 인프라가 열악해질 수밖에 없다. 결국 창작은 없고 관객이 멀어지는 악순환이 발생하는 것이다. 때문에 경제성, 상업성에 중점을 두는 것보다 공공재적 시야를 통한 문화 예술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