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자흐스탄 문화부의 초청을 받은 이병훈 추진단장과 일행은 3월 14일 카자흐스탄 알마티행 비행기에 올랐다. 3월 15일 아침, 추진단 대표단은 키르기스스탄 문화정보부 장관과의 면담을 위해 키르기스스탄 비슈케크로 향했다. 알마티 시내에서 차량으로 약 3시간 동안 만년설이 덮인 천산을 따라 달려가면 카자흐스탄과 키르기스스탄 국경에 이른다.








국경 앞, 차에서 내려 카자흐스탄 출국심사를 받고, 약 100미터를 걸어가 키르기스스탄 입국심사를 통과했다. 국경을 맞대고 있는 카자흐스탄과 키르기스스탄이 가까운 친구 같았지만 두 국가 사이에 있는 한국의 비무장지대와 같은 공간이 삼엄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부슬부슬 내린 비가 분위기를 고조시켰는지도 모르겠다. 국경에서 20여분을 달려 키르기스스탄 문화정보부에 도착하니 제 1차 한국·중앙아시아 문화자원 협력회의에 참석하였던 반가운 얼굴이 보였고, 차관이 우산을 들고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차관의 안내를 받아 올라간 장관실에서는 35세의 젊은 장관이 우리를 맞이하였다. 장관과의 면담에서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조성사업과 중앙아시아와 추진 중인 협력사업을 소개하고, 지속적인 문화 교류 협력에 뜻을 모았다. 우리는 면담 후 바로 카자흐스탄으로 돌아갈 예정이었으나 키르기스스탄 장관의 만찬 초청에 거절할 수가 없었다. 그리하여 난생처음으로 점심은 차관, 저녁은 장관의 융숭한 대접을 받는 영광을 누렸다.












오찬 후, 차관은 키르기스스탄 현대미술관과 키르기스스탄 前 문화정보부 장관이 설립한 <아이트쉬 필름> 영화사로 안내하였다.









<아이트쉬 필름>에서는 前 문화정보부 장관의 지휘아래 키르기스스탄의 대표적인 영웅서사시인 ‘마나스’를 토대로 한 애니메이션을 제작 중이다. 추진단은 내년도 설화를 주제로 개최할 예정인 ‘아시아문화주간’과 금년에 추진되는 ‘한-중앙아 창작 시나리오 공모전’을 소개하고, 참여를 요청했다.












지난 사업을 통해 중앙아시아 5개국과 한국의 신화, 민담, 영웅서사시를 번역하고, 조사한 추진단은 이 이야기들을 토대로 한 시나리오 공모전과 내년도 ‘아시아문화주간’을 통하여 우리에게 생소하였던 중앙아시아의 이야기가 애니메이션, 영화, 공연 등 다양한 형태로 한국에 소개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키르기스스탄 문화정보부 장관이 주재한 만찬에서는 풍성한 음식과 더불어 키르기스스탄 전통음악의 향연이 이어졌다. 비슈케크에서의 하루는 키르기즈 민족이 ‘환대하는 민족’이라는 것을 톡톡히 느끼게 해주었다.
카자흐스탄 알마티로 돌아오는 길, 때 아닌 폭설이 반갑지만은 않았지만 마음만은 따뜻했다.
다음날 알마티 도스틱 호텔에서 개최된 「제4차 한-중앙아시아 문화자원 협력회의」에는 ‘한-중앙아시아 스토리텔링위원회’를 비롯하여 카자흐스탄 문화부, 유네스코 알마티 사무소, 주 카자흐스탄 러시아, 우크라이나, 한국 대사관 관계자 및 구비문학, 문화예술 등 학계 전문가가 참석하였다. 회의 첫날에는 개막식과 더불어 <현대문화와 문화유산>이라는 제목으로 발표 및 토론이 전개되었다.







회의 이튿날인 3월 17일, 아우에조브 문학예술연구소에서 개최된 회의에서는 ‘한-중앙아시아 창작 시나리오 공모전’의 세부계획, ‘한-중앙아 신화·민담·영웅서사시 번역 및 디지털 아카이브 구축사업’ 후속조치 및 ‘제5차 한-중앙아시아 문화자원 협력회의’ 개최(‘13년)에 대해 논의하고, 합의를 이뤘다.














합의의사록은 그날 저녁 환송만찬장에서 체결되었다.
카자흐스탄의 후한 대접과 함께 중앙아시아 특유의 장장한 이야기와 노래가 끊이지 않았던 카자흐스탄에서의 마지막 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