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서바이벌 프로그램들이 경쟁처럼 우후죽순으로 생겨나고 있다. 그 중에 현재 MBC에서 방영 중인 <위대한 탄생>이란 프로그램은 아시아권역에서 예선전을 치룬 바 있다. 가창력을 보는 것이 그 프로그램의 성격이지만 그것보다도 눈에 띄는 것이 있었다. 가수를 뽑는 이 자리에서 한국은 가보지도 않고 한국에서 살지도 않은 외국인들이 비를 흉내내고 카라를 모방했다. 아시아권역에서 치러진 예선전은 아시아에 불고 있는 한류의 열풍을 느낄 수 있는 자리였다. 젊은이들은 문화를 통해 서로의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었다. 한류가 그들에게 하나로 이어지는 문화의 길을 만들었다.
하버드 대학의 케네디 스쿨의 조지프 나이가 문화는 매력적인 힘이라는 소프트파워를 거론했듯 21세기는 문화 경쟁 시대이다. <베세토 연극제>, <베트남을 이해하려는 젊은 작가들의 모임> 등 아시아문화예술단체 뿐만 아니라 개인간의 국제 문화 교류는 급증하고 있다. 물론 요즘 들어서는 트위터 등의 소셜 미디어도 한 몫을 하고 있다. 과거 단체와 단체, 국가와 국가의 교류였다면 지금은 인터넷 시대를 맞아 개인 대 개인의 교류가 크게 늘고 있다. 한국 가수들의 노래를 듣고 보고 부르는 아시아의 젊은이들을 보면 잘 알 것이다. 그러나 문화 교류는 아직까지 편식을 하고 있다. 다양한 분야와 나라로 그 범위가 넓어졌다고는 하나 몇 몇 나라들에 편중되어 있는 것은 사실이다. 실례로 우리나라만 해도 일본의 소설은 찾기 쉬우나 카자흐스탄 같은 중앙아시아의 소설은 찾기가 어렵고 생소하다.
2009년 3월 이명박 대통령의 ‘신아시아 외교 구상’이 발표된 가운데 그에 발맞춰 문화체육관광부 아시아문화중심도시추진단은 아시아예술커뮤니티를 구축하고 있다. 문화 교류의 가장 긴밀한 형태는 서로 다른 국적을 가진 예술가간의 공동작업일 것이다. 아시아문화전당이 지향하는 바가 그렇다. 2008년부터 2010년까지 아시아 19개국과 8차례의 정부 간 회의를 통해 공동협력사업을 추진해 오고 있다. 몇 차례의 문화협력 회의를 거쳐 서로의 의견을 조율하며 아시아권역별 예술적 특징을 담은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있다.
이미 2009년 5월 31일 ‘한-아세안 전통오케스트라’를 창설하여 ‘한-아세안 정상회의’에서 그 첫선을 보인바 있다. 한국과 동남아 총 11개국의 나라들이 각기 다른 전통 악기 50여 점을 하나로 아리랑이라는 아름다운 화음을 만들었다. 이 오케스트라는 서울과 광주에서 열린 공연을 통해 대중들에게 아시아의 하나된 모습을 보이며 감동을 선사하였다. 또한 2009년부터 시작한 ‘한-중앙아시아 예술 커뮤니티 구축’ 사업은 신화·민담·영웅서사시를 매개로 중앙아시아 권역과의 문화 교류 협력 기반을 마련하고 전당의 창작 소재를 확보하고자 추진됐다. 한국과 중앙아시아 각국 문화부의 대표 및 설화 전문가로 구성된 ‘한-중앙아시아 스토리텔링위원회’를 창설하고 매년 정기 회의를 통해 협력사업을 논의하였다. 그 결과 23편의 한국과 중앙아시아의 이야기 자원을 번역하고 수집하였다. 앞으로 이 이야기 자원은 전당의 정보원 및 예술극장과의 연계를 통해 전당의 창작 소재로 활용될 예정이다.
이 뿐만이 아니다. 지난해부터 추진되고 있는 아시아 무용단 창단 준비는 동남아시아 10개국, 남아시아 7개국 등 아시아 17개국과 논의 중이다. 2010년 제1차 아시아 무용자원 협력회의, 아시아 무용 심포지엄을 개최하여 해당 국가들과 각 국의 문화를 조화롭게 담아 무용이란 가시적 콘텐츠로 만들기 위한 노력을 진행 중에 있다. 2011년 제2차 아시아 무용자원 협력회의를 통해 (가칭) 아시아 무용위원회를 창설할 계획이며, 2012년 아시아 무용 워크숍을 통해 아시아 무용단 창단 공연을 계획하고 있다.
2011년, 아시아예술커뮤니티는 ‘한-아세안 전통오케스트라’ 운영을 내실화하기 위해 3월 서울에서 ‘제5차 한-아세안 문화자원 협력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또한 8~9월 경 ‘한-아세안 전통오케스트라 창작 워크숍’을 통해 신규 음원을 확충하여 다양한 레퍼토리를 개발하는 한편 앙상블 공연, 다문화 합창단과의 협연에 관해서 논의할 계획이다. ‘한-중앙아시아’ 커뮤니티의 경우는 제4차 문화자원 협력회의를 열어 ‘2011년 한-중앙아시아 창작 시나리오 공모전’을 확정지을 계획이다. 한-남아시아 커뮤니티는 6월에 있을 예정인 ‘제2차 아시아 무용자원 협력회의’ 후 아시아무용위원회 및 무용단 창설에 박차를 가한다. 이외에도 몽골 문화자원 공동 협력사업을 추진하게 된다. 6월 제2차 한-몽 문화자원 협력회의를 개최하여 몽골 암각화 스토리 및 조형요소 발굴을 위한 조사연구·수집을 준비할 계획이다. 그리고 영상을 중심으로 이루어질 한-서아시아 커뮤니티, 전통연희를 주제로 엮어나갈 한-동북아시아 커뮤니티를 구축하기 위한 기초 조사 및 연구에 착수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