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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부, 아시아문화중심도시 대학생기자단 3기 취재 : 이세미

디지털은 편리함을 무기로 우리 생활 속을 점령해버렸다. 가깝게 핸드폰을 예로 들어보자. 손 안에 핸드폰은 실시간의 시대로 우리를 이끈다. 인터넷 검색, 쇼핑, 방송 보기는 기본이다. 굳이 비행기를 타고 가지 않아도 핸드폰 하나면 바다 건너 친구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세상이다. 그야말로 이름처럼 ‘똑똑한 폰’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그래서 가끔은 아날로그적인 것이 그립지 않은가? 기계가 아닌 손으로 튕겨내는 기타 줄 소리, 낡고 오래 돼 그만의 냄새가 나는 종이책, 그리고 여전히 물감으로 칠한 포스터가 걸린 극장. 이런 아날로그 감성들이 그립다면 광주로 떠나자. 하루 동안 디지털 세계에서 벗어나 노래를 흥얼거리며 책 읽고 커피 한 잔 하는 여유를 즐길 줄 안다면 분명 당신은 행복한 사람일 것이다.

<아름다운가게>는 낡거나 오래된 물건을 사람들이 기증하면 이 물건들을 되살려 시장으로 보내 필요한 사람들이 구입하도록 하는 일을 한다. 간단히 말해, 시민들의 참여를 원동력으로 하는 친환경적인 일을 하는 곳이라 할 수 있다. 현재, 전국에 100여개의 매장이 있고 이 중 헌책방은 서울에 4곳, 지방에는 아직 파주와 광주 두 군데서만 둥지를 틀었다.

그 중 한 군데인 <아름다운가게> 헌책방 광주 용봉점이 오픈한 지는 벌써 1년이 넘었다. 공간부터 내부 인테리어까지 모든 것이 기부에 의해 만들어진 곳으로 그야말로 ‘아름다운 공간’이다. 그리고 이 아름다운 공간은 헌책방하면 떠오르는 작고 좁고 어두운 이미지는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고 오히려 카페처럼 느껴진다. 밖이 시원하게 보이는 통유리에 누구나 편하게 와 책을 읽을 수 있는 테이블과 의자까지. 책을 읽으며 음료를 마실 수 있도록 한 컨에서는 카페도 운영하고 있다. 꼭 기부 할 책이 있어야만, 책을 사야만, 음료를 마셔야만 하는 부담을 가질 필요는 없다. 책을 읽고 싶으면 누구나 언제든지 와 독서가 가능한 쉼터와 같은 곳이니 말이다. 그래서일까. 이곳을 주로 찾는 고객은 바로 어린이들이다.

특히 어린이들에게 인기가 있는 건 바로 ‘엄마가 들려주는 구연동화’시간이다. 아이들을 누구보다 잘 아는 엄마가 눈높이에 맞춰 재미나게 들려주는 동화에 아이들은 시간가는 줄 모른다고 한다. 이 외에도 영화 상영, 책방사진콘테스트 등 시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운영 중이다. 여기서 눈치를 챘는지 모르겠지만 카페 운영이나 책 정리 등도 모두 자원봉사자들의 손에 의해 이루어진다. 카페와 책 판매 등에 의해 발생하는 수익금은 상·하반기로 나눠 광주에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쓰여 진다고 한다.
<아름다운가게 헌책방>광주 용봉점의 별칭은 ‘아낌없이 주는 나무’라 한다. 자신을 몸을 내어 사람들에게 유용한 책을 만들게 하는 나무. 책을 통해서 그리고 수익을 창출하고 다시 그 수익으로 힘든 이웃을 돕는 용봉점은 별칭의 정신을 제대로 실천하고 있는 헌책방인 듯 하다. 그 실천에 지금 먼지가 뽀얗게 쌓인 책들을 기부로 동참해 보는 건 어떨까. 어쩌면 ‘버림’에 익숙해진 우리의 습관이 값진 일로 바꿀 수 있는 좋은 기회일지도 모른다.

광주극장에 들어서면 옛날냄새, 커피향이 난다. 건물과 소품들이 내는 옛날 냄새는 광주극장의 70년 역사를 느껴지게 한다. 광주극장은 예술영화, 비상업영화, 독립영화 등을 주로 상영한다. 흥행이 보장되지 않는 영화들은 스크린에 걸리지도 못하는 요즘 시대에서 흔히 볼 수 없는 영화관이다. 때로는 프랑스영화, 스페인영화, 흑백영화 등을 주제로 특별전을 하기도 한다.

광주극장은 관객이 만들어가는 공간이다. 극장내부에는 관객들을 위한 공간을 마련해 놓고 있으며 온라인에서도 카페( http://cafe.naver.com/cinemagwangju)를 통해 관객의 소리를 듣는다. 관객들은 이 곳에서 영화만 보는 것이 아니라 추억을 만들고 흔적을 남긴다.
광주극장은 특히 온라인 카페를 통해 관객과의 소통을 시도 하고 있다. 『씨네클럽 1과 1/2』은 대중적이면서 예술적이었던 할리우드 스튜디오 시대의 고전영화들을 보며 다양한 시선을 통해 영화에 대한 생각을 주고받는 광주극장이 만든 클럽이다. 또한 편지쓰기 이벤트 등 다양한 이벤트를 열고 있다. 또한 광주극장에서 상영하는 영화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고 영화 리뷰의 공간도 마련되어 있다.

아는 사람만 안다는 이른바 숨은 명소 인 통기타 거리. 20여 년 전부터 광주천 옆 사직공원 일대에 통기타와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하나 둘 모이더니 자연스럽게 통기타 거리가 생겨난 곳이다. 낮에는 사직공원을 찾는 이들만 왕래하는 조용한 곳이지만 밤 9시가 넘으면 이 거리는 중·장년층 직장인들로 활기를 띈다. 7080 시절 음악에 대한 향수와 그 시절 추억을 그리워하는 이들이다.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여 만든 거리라서 일까. 가수가 따로 있는 것도 정기적인 공연이 있는 것도 아니다. 가게 주인도 손님도 모두 가수다. 이야기를 나누다 노래를 하고 싶으면 누구나 무대에 설 수 있다. 모든 것이 틀에 짜여져 있지 않다. 이야기를 하다 노래를 할 수 있고 기타 연주에 흥이 나 무대에 올라 가 노래하는 손님도 있다고 한다. 이렇게 편안한 마음으로 잔잔한 기타 선율에 추억을 떠올리고 마음이 동하면 무대 위를 오를 수 잇는 곳이 바로 통기타 거리의 매력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