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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문화중심도시 대학생기자단 1기 조세은 2기 이설화 최지수

오리엔탈 장식, 아시아 풍 디자인, 월남음식. 이것은 요즘 한국에 사는 이들에게는 그리 낯선 언어들이 아니다. 문화 발전 방법이 갈수록 다양해지고 구체화 되는 현재, 지구촌은 지극히 보수적인 방법으로 쇄국 정책을 실시하기보다 섞고 융합하고 다듬어 까다로운 세계인의 입맛을 효율적으로 충족시키는 방법을 착안해냈다. 즉, 보존과 발전을 다른 두 양상으로 인정하고 각각의 장점만을 축출해 발전시키는 것이다. 이들의 조직적인 진행으로 한국 또한 새 바람의 물결을 피할 수 없었다. 사람들은 한국 문화의 보존과 더불어 새로운 문화를 손쉽게 즐기길 원했고 그 결과 다양한 색깔을 지닌 타국의 문화들이 하나 둘, 마니아 층 확보를 발판 삼아 한국 사회에서 뿌리 내리기 시작했다. 그 중에서도 아시아는 그들만이 가진 신비함과 문화적 화려함을 장점으로 더욱 더 효과적인 정착에 성공했다. 평소 멀고도 가까운 ‘아시아’에 대해 동경을 가지고 있던 이들이 한 몫 거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일, 무엇이 그토록 우리를 열광하게 하는가? 오늘, 한국 속 아시아 문화를 만나보고 그 해답을 찾아보자.

가장 꾸준하고도 오랜 사랑을 받는 한 가지를 꼽는다면 이것을 빼놓을 수 없다. 바로 오리엔탈 풍 의복. 특이한 문양이나 색을 가진 액세서리와 의복, 신발 등은 한국 내 패셔니트스들에게 폭발적인 사랑을 받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점점 패션을 통해 개성을 대변하는 성향이 강해지면서 이러한 점은 더욱 관심의 원천이 되고 있으며 그에 따른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 이를 확인하기 위해 찾은 곳이 바로 탁실라(takxilla). 중앙·동남아시아 및 인도 네팔 지역의 전통 의상과 액세서리 등을 파는 이곳은 오랜 시간동안 성업 중인 대표 매장이었다.

“매출은 꾸준한 편이예요. 요즘은 워낙 불경기이다 보니 예전만 못 한 건 사실이지만 그래도 마니아 층 분들과 단골손님들은 계속 들려주시고 일부러 찾아서도 많이 오시죠.”
7년 째 탁실라를 운영 중인 사장 임영미씨와 뷔르푸(인도)씨는 직접 현지의 나라들을 돌아다니며 물건들을 선별, 나라 색이 가장 강한 것들로 들여온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그 나라를 대표하는 상징이나 문양이 들어가 있는 것들을 선호한다는 일반적인 성향 때문이었는데 매출에 지극한 영향을 준다고.

“아시아 의상은 다른 나라보다 칼라감이 매우 뛰어나요. 도저히 흉내 낼 수 없죠. 게다가 자연스러운 그 나라의 인상이 그대로 녹아 있기 때문에 패션보다도 문화를 이해하시는 분들에게 더욱 인기가 좋은 것 같아요.”
처음 아시아 순회 여행을 하다가 점점 그들이 가진 문화에 반했고, 시간이 흐를수록 경계 없이 녹아들어 갈 수 있는 모습을 보면서 사업을 결심했다던 그녀는 오랜 파트너로 일한 뷔르푸씨와 함께 아시아 전도사를 꾸준히 자처해왔다.

“돈을 버는 것도 중요하지만 아시아의 예술성과 소박함을 모두에게 전하고 싶어요. 탁실라를 통해서 그들이 가진 미적 감각과 재능까지 모두 전달하고 싶은 속셈도 있죠.”
단순히 돈을 버는 수단이 아닌 탁실라에는 모두가 공유 할 수 있는 작은 아시아가 살아 숨 쉬고 있었다.

홍대 앞 거리, 7년 째 당당히 외식업계의 자리를 지키는 레스토랑 중에서도 ‘샨티(santi)’는 당연 상위권에 꼽힌다. 본점을 비롯하여 분점까지 내며 꾸준한 선호 계층을 확보한 이 곳은 네팔 출신 강라이(41)씨가 운영하고 있어서 더욱 뜻 깊은 곳이다. 주방장 및 영업진, 직원 모두 네팔 및 인도 출신의 현지인들이 직접 운영한다. 음식 또한 인도 그대로의 맛을 전달하고 있어 무한한 아시아를 느끼고자 하는 이들의 욕구를 충족시켜주고 있다.
“처음에는 음악을 하기 위해서 한국을 왔어요. 하지만 오래 살다보니 정이 들었죠. 제 2의 고향이라고 생각되니까 제가 살던 곳의 문화를 알려 주고 싶더라고요. 모든 이들이 거부감 없이 다가 올 수 있는 게 뭘까 고민하다가 레스토랑을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인도 네팔 지역의 식습관과 규율까지 그대로 옮겨와 적용한 덕에 색다른 의미까지 부여 하고 있다던 강라이씨는 인디 밴드 ‘강라이와 미누’의 멤버. 18년째 한국에 거주 중인 그는 정식으로 망명 신청까지 마쳐 놓은 상태였다. 굳이 고국으로 돌아가는 것보다 정든 한국에서 살고 싶다는 이야기. 문화의 교류를 위해 ‘샨티’를 운영하는 그의 모습은 낯설어 보이지 않았다.

“요즘은 매출이 많이 떨어졌습니다. 아시아식 식당이 많이 생겼기 때문이죠. 하지만 저는 긍정적인 의미로 봅니다. 그 많은 식당이 영업을 할 만큼 아시아 음식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졌다는 얘기가 되니까요.”
모르는 문화 알리기에 앞장서고 교류 사업에 이바지하는 것이 꿈이라던 강라이씨는 외국인 지원 사업에 대해 효율적인 환경 구성책이 필요 하다는 작은 바람을 전했다. 한국 문화가 세계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불가피한 문제라는 것이었다.

“잘 섞이기 위해서는 오해나 이해관계가 조정될 필요성이 있습니다. 모르는 문화에 대해 대립하고 무시하는 의식만 빨리 해결된다면 좋겠습니다.”
그의 뜻은 소박했지만 커다란 의의를 담고 있었다. 하루 빨리 그런 날이 오길 바라는 건 강라이 자신 뿐 아니라 아시아를 사랑하고 샨티를 찾는 모든 이들의 소망이 아닐까?

누구나 한번쯤 싱가포르 사람들이 즐겨 찾는 토스트에 대해 들어 봤을 것이다. ‘카야 잼’이 듬뿍 담긴 달콤한 맛, 그것을 위해 일부러 싱가포르를 찾는 이들도 있다고 하니 인기를 실감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일등공신은 바로 ‘카야 토스트’. 서울만 50여개의 체인점을 가지고 있으며 선호 계층을 확보한 이곳은 앉을 자리가 없을 정도로 많은 이들의 발걸음을 붙잡고 있었다. 싱가포르 전통 ‘카야 잼’에 연유와 버터가 들어간 카야 토스트는 달콤함을 즐기는 싱가포르식 입맛을 그대로 옮겨와 한국인들에게 달달함이 물씬 풍기는 이국을 전하고 있었다.

“여행 다녀오신 분들은 빠짐없이 찾아 주시죠. 싱가포르에서 직접 드셔 보신 분들은 굉장히 좋아들 하시더라고요. 처음에는 특유의 맛 때문에 거부하신 분들도 계셨는데 말이죠.”

해가 갈수록 손님이 늘어 간다는 건 그만큼 싱가포르와 한국의 교류가 잦아진 증거라고 덧붙인 김미정(24, GFC 점장)씨는 매우 긍정적인 결과를 말했다.
“솔직히 잘 모르지만 이런 쪽을 운영하다보면 괜히 아시아가 남의 나라 같지 않게 느껴지기도 해요. 싱가포르만 해도 멀리 떨어져 있지만 친근하게 느껴지거든요. 아마 저희가게 오시는 손님들이 다 그럴 거예요.”
거창한 의미보다 소박한 공유 자체에 의미를 두고 싶다던 그녀는 늘어가는 손님들을 볼 때마다 한국과 아시아가 서로 가까워지는 것 같아 흐뭇하기까지 하다고. 작지만 친근하게 어울리는 방법, 그 안의 미학은 밝은 그녀의 미소에서 어렵지 않게 찾아낼 수 있었다.

“대중성 확보가 제일 어려웠죠. 이색적이라는 장점을 가지고 싶다는 데까지 연결시키기는 힘들거든요, 저희 물건 특성상이요.”
오리엔탈, 아시아풍 가구의 대명사 진하스의 대표 임명진씨는 사업 중 가장 어려운 부분을 묻는 질문에 망설이지 않고 대답했다. 가구라는 특성상 튀는 것보다 무난한 걸 선택한다는 이야기, 아시아 풍 가구는 화려함이 첫 번째 무기인지라 그만큼 애를 먹었다던 그녀는 진하스가 국내에서 꼽히는 인테리어 회사로 성장하기까지 많은 고역이 있었다고 우스갯소리를 먼저 전했다. 오로지 아시아풍 디자인만을 원칙으로 현지에서 수공, 수입한다던 진하스는 스포츠 서울 등 여러 언론 매체에서 인정받을 정도로 유명세를 떨치고 있었다.

“소품이나 가구 자체가 아시아 색이 강합니다. 국내에서는 어느 정도 성장 궤도에 오른 만큼 관심을 받고 있고요. 처음에는 런칭하는 걸 많이 망설였는데 지금, 열린 한국인들의 의식과 타국의 문화에도 눈길을 돌릴 줄 아는 사람들을 보면서 후회하지 않죠.”
한국 내 아시아 색(色) 사업 또한 무한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던 임명진씨는 그 첫 번째 이유를 빠른 지구촌 통합에 두었다. 서로 위, 아래를 가리고 폄하하는 건 선진인의 자세가 아니라는 이야기, 그에 따라 아시아에 대한 오랜 관념을 버릴 필요가 있다는 것이었다.

“글로벌 시대에 발맞추려면 남을 인정하는 자세로 필요 하다고 생각합니다. 저희 진하스에 오시는 분들은 오직 미학을 기준으로 할 뿐, 악습이나 고정관념은 관여 시키지 않죠. 아름다운 것을 아름다운 대로 바라 볼 수 있는 자세가 무엇보다 시급하다고 생각합니다.”
정서적인 배합을 통해 세계인에게 어필 할 수 있는 진하스가 목표라던 그녀는 한국과 아시아의 교류에 대해서도 깊은 관심을 보였다.

“의식이 제일 중요하죠. 저희 가구에서 색감이 제일 중요하듯이 아시아도 남의 나라가 아니라는 의식, 그리고 우리와 같은 사람들이 사는 의식 말이죠. 국내에서 이런 류의 사업은 엄청난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의식이 개화되면 성장 가능성은 말할 것도 없겠죠.”
임명진씨는 지금 확보한 대중성이 그 씨앗이라며 미래 열릴 엄청난 나무를 점치기도 했다. 무조건적인 이색 사업 보다는 타국의 정서를 충분히 전달 할 수 있는 진정성이 필요하다는 것, 그렇다면 그녀의 말 대로 성장 가능성은 가늠 할 수 없을 정도로 엄청나지 않을까?

굳이 비행기를 타고 바다를 건너지 않아도 우리는 한국 내에서 타국을 손쉽게 만날 수 있고, 거리낌 없이 그들에게 열광할 수 있으며 더 많은 문화 형성을 지지할 수 있다. 하이브리드, 퓨전 등 한국인에게 맞추었던 융합 문화에서 나아가 전통적인 타국을 그대로 경험 할 수 있는 곳을 찾는 건 있는 그대로 그 곳을 인정하는 성숙한 태도에서 나올 수 있는 진정한 세계인의 자세가 아닐까? 한국 속 아시아, 이제 모두가 쉽게 공유할 수 있다. 작지만 곳곳에서 숨 쉬는 공간을 열고 우리와 다르지만 향기 짙은 문화를 체험하고 느끼는 것, 그것이 바로 미래를 살아갈 우리에게는 중요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