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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문화중심도시 대학생기자단 2기 취재 이소의 허성준 사진 김태헌 민경훈 이설화

2009년 8월 26·27일 서울 신라 호텔.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키르기즈스탄, 투르크메니스탄, 타지키스탄, 그리고 한국의 문화부 대표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한국과 중앙아시아 곳곳에 흩어져 있는 수많은 신화와 설화를 모아 서구의 것이 아닌 아시아만의 아름다운 이야기를 만들기 위한 자리였다. 바로 제1회 한-중앙아시아 문화자원협력 회의.

한국과 중앙아시아의 신화·설화를 공동 연구하고 이를 디지털 아카이빙하기 위한 ‘한 중앙아시아 문화자원 협력회의’, 이는 이질적으로만 보였던 한국과 중앙아시아의 문화에 교류의 창을 열고 디지털 시대의 새로운 예술적 가치를 담은 창조의 장을 열겠다는 취지, 그리고 국립아시아문화전당 건립을 위한 것이었다.

26일, 회의 시작에 앞서 특별공연인 왕기석 명창의 ‘심청가’가 펼쳐졌다. 구성진 가락에 심청전의 스토리가 명창의 입을 통해 재현되면서 중앙아시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입에서 입으로 전해져 오던 설화가 무수한 변화를 거쳐 현대의 이들에게 그 나라의 역사가 담긴 문화를 전하고 있다. 신화·설화는 ‘심청가’와 같이 창으로 전해지는 가하면 글과 그림, 노래를 통해 우리 아시아의 뿌리를 후대에게 전해주고 있다. 한-중앙아시아 문화자원협력 회의는 그런 신화·설화를 발굴하고 보존하여 아시아의 뿌리를 세계에 알리는 큰 사명을 띠고 있었다.

명창의 공연에 이어 기조발제를 맡은 호서대학교 유동환 교수와 건국대학교 신동흔 교수의 강연이 열렸다. ‘아시아문화자원과 디지털 아카이빙’에 대한 발제를 맡은 유동환 교수는 이번 회의를 통해 “한국과 중앙아시아의 풍부한 문화자원이 한 곳에 모여 문화 다양성과 보편성을 확인하고 문화자원의 디지털화를 통해 새로운 아시아적 문화자원의 창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유 교수는 디지털 아카이빙에 대해 ‘what이 아닌 how의 문제’라 칭하며 “단순히 많은 것을 모으는 것이 아니라 어떤 목적을 가지고 어떻게 진행시킬 것인가가 현대의 디지털 아카이빙의 핵심”이라 강조했다. 또한 세부적으로 시대·공간·주제별로 자료를 나누어 이를 조합하는 과정에서 보이지 않던 2차 정보를 발견할 수도 있으며 이를 서비스하는 과정에서 미디어를 이용한 신화와 설화의 재창조가 큰 기능을 하고 있음을 역설하였다. 즉, 지식을 모으고 활용하는 패러다임의 변화이며 디지털 아카이빙은 대중들과 쉽게 소통하기 위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모두가 함께 지속적으로 만들어 가는 것이 가장 중요한 핵심인 것이다.

아시아문화중심도시 광주에 건립 중인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은 아시아 권역별 예술커뮤니티를 구축 중에 있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은 아시아예술커뮤니티를 통해 수많은 유·무형의 문화자원을 보관하고 재창조하는 ‘마당’이 될 것이다. 유네스코 아시아태평양국제이해교육원 이승환 원장은 “사실 그 동안 서구 사회, 주류 사회와의 협력관계가 대부분이었고, 그것마저도 서구 중심의 협력관계가 일반적이었다면, 이번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은 아시아의 생동감 넘치는 문화가치를 단순히 모아놓은 박물관이 아니라 아시아 여러 국가가 함께 모여 유·무형의 문화자산을 서로 알고 이해 할 수 있는 ‘장’ 이라는 점에서 대단히 큰 의미를 부여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또한 “아시아에서도 대한민국이 이러한 통로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빛난다고 할 수 있다. 아시아 문화 강국으로서 나아가는 첫 발걸음이라 할 수 있다. 아시아태평양 국제이해교육원이 지향하는 점과 같은 길은 간다는 큰 맥락에서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조성사업과 문화전당에 대한 관심을 드러냈다.

기조발제를 맡은 호서대학교 유동환 교수는 “이제는 단순히 다량의 정보를 모아 놓는 일만으로는 박물관과 도서관의 기능을 하지 못한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은 특정한 주제와 활용목적을 분명히 하고 이를 이용하는 사람들에게 완전히 개방하여 사람들이 충분히 이용할 수 있게 해야한다. 그렇게 해서 자생적으로 변화할 수 있는 틀, 마당을 만들어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또한 유 교수는 “제1회 한-중앙아시아 문화자원협력 회의의 작은 성과 하나하나가 모여 향후 완공될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의 한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단순히 물리적인 결과가 아닐 것”이라며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의 건립에 기대를 표명했다.

27일에는 한국과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키르기즈스탄, 타지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등 중앙아시아 5개국이 합의의사록을 체결했다.
이번 1차 회의에서는 ‘한-중앙아시아 스토리텔링위원회’ 창설안, 한-중앙아시아 구전신화 ·설화 공동 연구단 창설 등이 논의되었다. 구체적인 절차와 진행방법에 대해서는 각국의 전문가들과 함께 오는 10월 28~29일에 열리는 ‘제2차 한-중앙아시아 문화협력회의’에서 다시 의논하기로 결정하기로 하였다. 문화체육관광부 이병훈 아시아문화중심도시추진단장은 “한-중앙아시아 문화자원협력은 정부 간의 협력 프로젝트이므로 각 정부가 책임감을 가지고 각국에서 많은 노력을 기울어 주었으면 한다”며 한국과 중앙아시아 5개국의 협조와 연대의 중요성에 관해 언급했다.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조성사업은 광주만의 사업이 아니다. 아시아의 모든 문화가 어우러져 세계와의 소통을 통해 아시아 문화를 이해하고 교류하기 위한 것이다. 이러한 가운데 이뤄진 ‘한-중앙아시아 5개국 합의의사록 체결’은 중앙아시아권역인 설화·신화뿐만이 아니라 앞으로 한-중앙아시아의 정치, 경제, 문화, 예술 등 다방면에서 활발한 교류를 이루는 큰 밑바탕이 될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아시아문화중심도시 광주가 아시아 상호간 문화이해와 교류 그리고 소통의 가치를 중요시 여기는 세계적 문화도시로 발돋움하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