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씨디 아트홀에서 ‘학문외과’, ‘플라자 스위트’가 공연되고 있고, 문예 정터 소극장 ‘도덕적 도둑’, 궁동 예술극장 ‘How are you', 공연 일번지 ’그녀 옥상에 오르다‘까지 총 5편의 연극이 연극 매니아를 맞고 있다.

연극계가 어려운 상황에서도 소극장 연극축제가 열두 번째를 이어온 비결은 관객을 배려하는 마음이다. 우선 가격이 싸다. 50명 내외의 무대와 의자만을 고집함으로써 대관료를 줄일 수 있었고 관람료 부담도 없다. 특히 소극장 특유의 장점을 살려 배우와 관객이 살을 맞댈 정도로 가까운 정서 교감이 가능하도록 관객을 배려했다.
관객들은 소극장 연극의 매력으로 배우들의 땀방울까지 느낄 수 있는 호흡을 들고 있다. 대본에서 벗어나 즉흥적으로 관객들이 참여할 수 있는 점도 연극의 참맛을 느끼게 한다고 말한다. 한번 연극을 찾는 사람이 또 찾는 이유도 연극이 가진 매력이 소극장에 고스란히 남아 있기 때문이다.

‘그녀들 옥상에 오르다’의 연출자 김균형씨는 광주 소극장 축제는 “광주의 척박한 공연예술 환경을 바꿔 놓고 있다”며 “2012년 개관 예정인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는 다목적 홀만 있을 뿐 소규모 연극 공간이 없음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광주 소극장 축제가 지속돼 배우, 공연, 관객 3자가 어울리는 연극예술이 합리적으로 공존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이에 대해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의 아시아예술극장을 담당하고 있는 전애실(문화체육관광부 아시아문화중심도시추진단) 연구원은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는 아시아예술극장 에 존재하는 가변형 대극장과 다목적 중극장 외에도 300석 규모의 시민이용소극장, 250석 규모의 어린이 공연장과 더불어 5,000석의 야외공연장까지 총 5개의 공연장이 들어설 예정이다”며 “전당 인근에도 빛고을커뮤니티센터 중극장 외에도 5개 이상의 소극장이 존재하며 아시아문화전당에서는 이러한 인근 공연장과 아시아 컨템포러리 축제나 예술가 레지던시 축제 등을 통한 아트마켓이 결합된 국제적 축제와의 연계방안을 수립 중에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12회를 맞이한 소극장 축제는 앞으로 관객들도 단순히 일방향적으로 최종공연을 관람하기만 하지 않고 시민들이 직접 기획에 참여하고 예술가와의 직접적인 만남이나 공연 제작과정을 관람하는 다양한 참여형 프로그램 등도 함께 할 예정이며 이를 위해 티켓 통합판매, 상주예술단체의 효율적인 연계 등의 통합 운영 시스템 구축을 도모할 예정이다. 이는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의 아시아예술극장이 추구하는 바와 크게 다르지 않다.





이번 광주 소극장 축제를 취재하면서 안타까움도 없지 않았다. 오래된 광주의 연극 뿌리이긴 하지만 아직도 연극인과 연극 마니아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관객 이연빈씨는 “광주가 아시아문화중심중심도시라지만 소규모 공연공간이 크게 부족한 것이 안타깝다”면서 “대규모 시설도 좋지만 연극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배우와 함께 소통할 수 있는 소극장이 늘어났으면 한다”고 바랬다. 이씨의 바람처럼 광주 소극장 연극축제는 사람 사는 세상을 만드는 작은 공간으로 거듭나 광주시민의 사랑받는 공간이 되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