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일 네트워크 구축과 학제연구 등 ACA 개교를 앞두고 박차를 가하고 있는 ACA 사무국은 지난 5월부터 매월 학교설명회를 개최해오고 있다. 학교 홍보가 일차적인 목적이지만, 해외 교수의 공개특강까지 구성해 넣는 등 학교설명회에 정성을 기울이는 까닭은 그것만이 아니다.

컬처 하이브리드와 미디어 하이브리드를 지향하는 ACA의 교육 시스템을 들여다보면, 1919년 독일의 발터 그로피우스가 새로운 시대에 걸맞은 인재육성을 위해 건축을 중심으로 조각·회화·공예·디자인을 하나로 결합했던 바우하우스(Bauhaus)가 떠오른다. 방송과 통신의 경계가 사라지고 출판·웹·모바일·영상 등의 미디어가 콘텐츠를 융합하는 지금 이곳에서 모든 것을 적절히 아우르는 능력은 필수가 되어가고 있다. 요컨대 ‘ACA’의 C가 내포하고 있는 창조력(creative), 문화(culture), 소통(communication), 정보(content), 맥락(context), 협력(collaboration) 공동체(community) 등은 이 시대를 대변하는 개념이자 ACA가 추구하는 키워드다.

ACA는 ‘대안적 대학원’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학위를 얻기 위한 교육과는 거리가 멀다. 쉬운 예로, 지금의 교육제도가 차려진 대로 먹는 정식이라면 ACA는 뷔페에 가까워서, 학생들은 인문학, 자연과학, 사회과학, 예술학 등의 기초 학문과 출판·웹·모바일·영상 중심의 미디어 특화 교육으로 구성된 450여 강좌 중에서 자신에게 필요한 과목을 골라 ‘맛있게’ 수강할 수 있다. 영어, 중국어, 일본어 등 어학 강의도 병행된다.

이와 함께 중국, 일본의 관련 기관 및 대학과의 네트워크를 통해 동시대 아시아 문화의 가치와 다양성을 체험하는 컬처 하이브리드를 꾀할 예정이다. 일본의 디자이너 하라 켄야, 중국 칭화대의 뤼징런 교수 등 각 분야의 기라성 같은 교수와 현장 실무자가 종횡무진 등장하는 다양한 강의들은 빠진 것 없이 골고루 차려진 ‘식단’이다. 이제껏 볼 수 없던 새로운 개념의 학교 ACA. 오랫동안 세상살이의 미덕으로 군림해왔던 ‘한 우물 파기’에 지친 이들에게 ACA와 함께 더 넓게 세상을 보고, 더 많은 것을 접해보라 권하고 싶다. 7월 10일 홍대앞 상상마당에서 세 번째이자 마지막인 학교 설명회가 열린다. 조금 전 언급한, 너무나도 유명한 중국의 북디자이너 뤼징런 교수의 공개 특강 <중국 현대 북디자인의 흐름>도 함께 마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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