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을 연주하는 거문고, 그 선율에 맞춰 춤을 추는 비보이. 한 CF에서 선보인 전통과 현대의 만남이라는 새로운 퓨전 형식은 보는 사람들을 강하게 끌어들였다. ‘비보이를 사랑한 발레리나’라는 공연이 있다. 발레라는 전통 클래식 무용과 힙합이라는 비보이들의 섞이지 않을 것 같은 만남은 수많은 관객들을 끌어들이며 몇 시즌에 걸쳐 최고의 흥행작이 되었다. 얼마 전 프랑스 파리에서는 400여명의 프랑스인들을 환호하게 만든 공연이 펼쳐졌다. 그 무대에는 숙명가야금 연주단이 한국 전통의 선율에 서양의 음악을 덧대어 선보였고 그 음악을 배경으로 비보이들의 역동적인 춤판이 있었다. 서양인들은 그런 아시아의 문화에 열광했다.
그러나 비보이도 발레리나도 그 출처를 찾자면 동양이 아닌 서양의 문화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온전히 아시아의 문화만으로 이루어진 것은 아니었다. 우리는 우리가 동양인이며 아시아인임에도 불구하고 우리 스스로를 서양의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었던 것이다. 그렇다면 진정한 아시아만의 오감으로 아시아 문화를 바라보고 아시아만의 문화를 세계에 선보이는 길이 없을까?









지난 2005년 10월, 한-아세안 대화관계 수립 15주년 기념 ‘아세안 심포니 오케스트라 초청공연이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이루어졌다. 대한민국 문화체육관광부는 그 자리에서 서양 악기가 아닌 아시아의 전통악기만으로 악단을 구성해 보는 것은 어떨까라는 것을 아세안 10개국에 제안한다. 그리고 마침내 지난 5월 29일, 30일 이틀간 서울과 광주에서 열린 <2008 한-아세안 문화협력 프로젝트 회의’를 통해 아시아 전통음악 오케스트라 창설에 공동합의를 한다. 이번 회의에서 ‘한-아세안 전통음악 위원회’, ‘한-아세안 전통음악 오케스트라’ 공동 창설, ‘한-아세안 친구도시 프로젝트’ 등 세 가지 의제를 담은 합의의사록에 한국과 아세안 10개국이 서명을 하였다.









아시아 전통음악 오케스트라는 아직 갈 길이 멀다. 앞으로 위원회 구성, 오케스트라의 편성 방법, 단원 모집, 공연 레퍼토리, 작곡가 선정 등의 많은 과제들이 놓여 있다.
청아하고 부드러운 소리를 내는 한국의 가야금, 페르시아에서 유래된 말레이시아의 세루나이, 기타와 비슷한 필리핀의 반두리아, 16현의 하프인 미얀마의 사운, 베트남의 단타블로 등 각 나라의 소리를 대표하는 악기들이 하나의 음을 내는 날, 진정한 아시아의 문화가 탄생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