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진 문화 아시아

글_사진_편집부

화려한 휴가라는 영화가 있다. 그 마지막 장면에 신애 역으로 분한 이요원이 지프차를 타고 다니며 확성기로 이런 말을 한다. “우리를 기억해주세요, 우리를 잊지 말아주세요.”
1980년 5월 18일 광주. 그 시절 그 곳은 우리에게 부끄러운 과거이자 민주주의를 꽃피운 정의의 장소였다. 대한민국의 모든 언론이 침묵했고 모든 이들이 외면했던 곳. 벌써 28년이나 지나버린 역사의 소용돌이 시간이 흘렀지만 상처는 많은 이들의 가슴에서 치유되지 않았다. 우리는 그들을 기억하고 있고 잊지 않고 있다.
올해로 28주년을 맞이한 5·18 기념행사는 더 다양해진 프로그램과 폭넓어진 계층의 지지를 이끌어냈다. 정치적인 색깔에 문화를 덧입혀 민주·인권·평등 의식을 바탕으로 화합을 이루었다. 전야제, 28주년 기념 정신계승 국민대회, ‘오월, 그날의 흔적을 찾아’, 28주년 추모식 및 추모리본달기, ‘부활제’ 제6회 전국 휘호대회, 시도민 한마당, 도청 기획전 및 체험전 ‘다시 길을 나서며’, 오월판화전, 애국독립지사 캐리커처 및 독립운동 전시회, 도청하룻밤체험 및 자원봉사단 운영, 깃발 설치전 ‘진달래 꽃 피워’, 만장전 ‘광주, 사발통문 날리다’, 2008년 오월전 ‘상생을 꿈꾸며’, 기념 학술회의, 엄마와 함께하는 5.18체험, 큰 사랑 나눔 잔치, 통일쌀가꾸기사진전 및 인절미 나눔행사, 평등과 나눔의 5.18 주먹밥, 제8회 광주시민 주먹밥 나누기, 제24회 민주기사의 날 기념식, 5월 영화제, 기념공연 ‘상중’ 등의 광주 행사와 서울, 강원, 경기, 대전충청, 인천, 대구경북, 전북, 화순 등지에서 기념행사를 가졌다.

80년 오월을 추모, 기념하며 그 민주주의 정신을 계승하는 한편 청소년부터 일반 시민이 참여하여 오월정신을 문화예술로 형상화한 5.18 민중항쟁 제28주년 기념행사는 약 2만명이 참여하는 큰 행사이다. 80년 오월 영령에 대한 추모와 당시를 재현하는 전야제를 통해 시민들의 공감을 불러 일으켰다. 특히 광주의 풍물패가 금남로에서 열린 마당을 펼쳐 참가자들의 분위기를 돋웠다.

5월 9일부터 18일까지 열린 이번 역사 기행을 통해 도청, 화려한휴가세트장 방문, 상무대영창체험, 국립 5.18묘역 순례 및 문화제를 실시하였다. 약 2500 여명이 참석한 이번 행사에는 5·18 역사체험 주제로 현재적으로 재구성, 각 순례 공간별로 스토리화 한 옴니버스적 극체험 프로그램을 통해 5·18 당시의 상황을 겪어보고 주먹밥 등을 통해 5·18 정신과 의미를 깨달을 수 있는 자리였다.

5·18 민주화운동 희생자 추모와 민주정신을 재확인하는 계기가 된 이번 행사에서 22만 명의 참배객이 참여하였다.

류봉식 사회로 1부 기념식과 2부 보아라 전사여 문예행사 영혼의 소리가 열렸다. 김은형 외 4인의 퍼포먼스로 ‘진혼무’가 펼쳐져 영혼을 달래었고 난타공연 등의 행사가 이루어졌다. 오월의 뜻깊은 의미를 대중적인 축제로 승화시켜 시민들과 참가자들과의 공유와 나눔의 장이 되었다. 28주년 5월을 맞이하는 이 날 구 전남도청 본관에서 그날의 의미를 되새기며 오월 영령들의 숭고한 정신과 뜻을 이어가 다시금 오월의 희망을 완성해갔다.

우리 민족 고유의 문화예술인 서예행사를 통하여 5·18 민주화 운동을 기념하는 동시에 당시에 겪지 않은 현재의 시간을 살고 있는 이들에게 5·18을 이해할 수 있게 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 특히 타 지역의 참가자들이 5.·18에 관한 올바른 이해를 할 수 있는 계기가 되는 행사.

‘화합하는 공동체’를 목표로 무대 중심이 아닌 바닥 중심으로 시민과 관광객 등의 모든 사람들이 참여할 수 있는 행사로 다양한 주제로 열리는 전시, 체험 행사 등이 열렸다.

“인간의 삶은 문화예술과 분리되어 있지 않다. 예술은 그 자체로부터 사적 개인에 귀속되지도 않는다. 그러므로 예술은 냉혹한 자본주의 상업논리를 벗어나 공공의 자원으로 소통의 기반이 되며 현실에 자극받아 떠오른 영감, 완벽한 형상화하는 것으로도 버겁기에 전망 자체를 가시화할 필요가 없으며 문화를 토대로 한 미래의 전망은 시장분석에서 나타나는 것 이상으로 전면화 될 수밖에 없다.”라고 제28주년 기념위원회에서 밝히듯 이 행사는 다양한 문화 코드 만큼이나 광주만의 독특하고 토착적인 문화와 지식이 담겨 있다. 도청과 망월동을 중심으로 열린 전시를 통해 현 시대를 형상화하고 메시지를 전달하는 한편 판화전, 오월현장 체험 등이 열렸다. 특히 5월 당시의 금남로나 도청 등의 공간을 재구성하여 방문객들에게 시민군, 학생복 등의 복장을 입혀 사진을 찍고 부착하는 행사는 많은 이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80년부터 2000년대까지 제작된 오월을 주제로 한 판화 작품 전시.
당시 현장을 뛰어다녔던 어린아이와 청년은 어느덧 청년이 되고 늙수그레한 중년이 되었다. 예향의 도시 광주, 그 속에 열린 오월판화전은 날카로운 시대정신과 표현의 간결미로 축약된다. 판화들 속에 작자의 현실감정과 자아에 순수한 열정이 잘 녹아 있다.

애국독립지사의 삶을 캐리커쳐를 통해 젊은 층에게 보다 쉽게 알리고 민주화를 지켜낸 5월 정신을 이해하고자 열린 이번 전시회는 막연하게 5·18의 정신을 알리는 동시에 인권운동의 본고장인 광주를 알리는 동시에 한국근대사에 대해 자세히 알리는 행사.

0년 당시 본부역할을 했던 역사적 상징적 의미를 갖는 구 전남도청 건물을 직접 체험. 항쟁에 참여했던 당사자들의 직접적인 증언 및 80년 당시 도청 건물을 중심으로 한 항쟁 기록물 상영 및 사진전 등을 통해 체험과 산 교육의 장으로 활용한다. 80년 5월 당시 상황연출을 바탕으로 영상, 시낭송, 심야영화제 등이 1박 2일로 진행되었다.

구 망월묘역의 상징적인 의미를 통해 희생된 영혼들의 넋을 기리고 오월 정신의 뜻을 다시 되새기는 행사. 민족민주열사묘에는 진달래꽃을 형상화한 깃발 200기, 일반인 묘에는 백 깃발 230기, 국기봉 주변에는 10기의 깃발이 바람에 날렸다.

전통 제례 양식의 하나인 만장을 통해 민족민주열사와 5·18 희생자를 애도하고 추모하며 그 숭고한 뜻을 현대인들에게 다시 한 번 생각할 수 있도록 함과 동시에 현대적으로 재구성하여 부문별 주제의 거리를 이루었다.

역사의 과거와 현재를 15인의 작가가 참여하여 그림으로 표현하였다. 한국근현대 예술사의 중요한 문화적 흐름이었던 80~90년대 민족미술의 성과를 되새겨 보고 지금에 와서 어떻게 변화되고 있는 지를 보여주는 작품 22점이 전시되었다. 뿐만 아니라 민주주의 발전과 학문적 연구 성과를 점검하고 새로운 방향을 모색하는 학술회의도 개최되었다.

이외에도 어린이들에게 체험학습과 백일장을 통해 5·18을 알린 ‘엄마와 함께하는 5·18 체험’, 5·18 민주유공자 중에서 부상 후 후유증에 시달리는 회원들과의 만남을 통해 용기와 희망을 나누는 큰 사랑 나눔 잔치, 우리 농촌도 살리고 남북간의 교류 협력을 통한 평화와 통일을 이루고자하는 ‘통일쌀 가꾸기 사진전 및 인절미 나눔행사’, 실업·근로자·시민이 함께하는 ‘평등과 나눔의 5·18 주먹밥’ 및 ‘제8회 광주시민 주먹밥 나누기’ 행사가 열렸다. 전국의 택시기사들을 대상으로 하는 ‘제24회 민주 기사의 날 기념식’, 아시아문화전당 홍보관 외벽을 스크린으로 영화를 상영한 ‘5월 영화제’, 인간 중심의 소중한 가치를 연극예술로 승화시킨 ‘상중’ 등이 광주에서 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