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세기는 문화의 시대, 문화콘텐츠의 시대, 문화산업의 시대라 불린다. 곧 문화의 지각이 경쟁력인 시대이다. 이러한 시대적 화두를 배경으로 추진되는 아시아문화중심도시 광주 조성사업은 한 마디로 “문화를 통한 국가발전 전략”이다. 본 사업은 광주가 2023년까지 아시아의 평화, 인권, 민주의 허브도시로, 문화산업을 통한 발전의 선례로, 아시아문화의 집적과 재생산을 위한 중심으로 성장하기 위한 밑그림이다.
아시아문화중심도시의 중추로서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은 아시아 문화를 교류, 창조, 연구, 교육하는 복합 문화 시설이자, 동시에 지방 도시의 도심을 활성화시키는 선구적인 문화산업체가 되기를 목표로 삼고 있다.
이런 의미에서 이번 국제학술회의는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의 핵심 연구기관인 아시아문화 담론을 심도 있게 논의하고, 아시아문화연구소의 운영방향과 방안을 글로벌 안목에서 제시하고 점검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또한 한 걸음 더 나아가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의 목표가 달성될 수 있는 공감대를 형성해 주었다.

학술회의는 본래 당일 오후 1시에 시작해 6시 30분경에 마치도록 예정되었으나, 아시아문화 담론 및 연구방향 모색을 위한 석학들의 진중한 발표와 열띤 토론으로 예정된 시간을 1시간 30분 이상을 넘겨 끝났다. 한 마디로 학술회의는 아시아, 문화, 문화산업, 콘텐츠 등 우리가 속한 지역과 시대의 한 단면을 이해하는데 충분한 단서를 마련해 주는 개념에 대해 성실히 고민해 보는 의미 있는 시간이 되었다.

축사를 대신한 영상 메시지에서 박찬숙 의원은 “21세기의 세계가 역사와 전통에 기초한 아시아의 가치에 눈을 뜨고 있다. 아시아의 가치는 문화콘텐츠 진흥과 문화산업으로 연계되어 미래의 생산이 되며, 국가의 경제성장으로 이어진다”고 언급하였다.

제1부 발표에서는 세계를 향한 아시아, 아시아문화 연구방향 및 비전 등을 논의하였다.



세계적인 오사카 민족학박물관의 건립 시부터 기획에 참여하시고 연구자로서 활동하셨고, 현재 구름 위의 언덕 박물관장인 마츠바라 마사타케(松原正毅) 선생은 <‘아시아문화’에서 ‘세계문화’ 연구로>라는 제목으로 인류사회를 전체로서 고찰하는 연구기관 설치를 위한 구상을 제안했다. 이러한 구상으로 인류언어연구센터, 지역연구센터, 지구환경연구센터 등 세 개의 핵심적인 연구센터로 구성된 세계연구소를 언급했다: “인류언어연구센터는 언어의 기원과 언어변화의 메커니즘, 세계 여러 언어의 현재 등에 초점을 맞춘다. 지역연구센터는 세계 여러 지역에 관한 기초적인 연구를 중심으로 한다. 이 기초연구 대상에는 역사, 정치, 경제, 문화 등 넓은 영역이 포함된다. 지역환경연구센터에서는 인류의 여러 활동과 환경파괴와의 관계에 초점을 맞춘 연구를 한다.”
또한 마츠바라 선생은 세계연구소의 운영에 있어서 다음 네 가지 요소를 확보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젊은 세대 연구자의 활용, 지구연구거점 구축, 디지털 아카이브 정비, 다른 연구기관과 기업군과의 네트워크 구축.” 이 요소는 연구의 지속성과 즉각적인 대응을 보증하기 위해서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마츠바라 선생은 “장래에 있어서 인류사회로서 가장 필요한 것은 다양한 지역공동체를 한데 모은 인류연합의 구현화이다. 인류연합의 구현을 위해서는 존이공생(存異共生)과 관용성의 원리가 인류사회에 있어서 공유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역설하셨다.
중국 상무위원이자 북경대 문화산업연구원장인 엽랑(?朗) 교수는 <문화산업과 중화문화의 세계화>라는 제목으로 문화산업과 중화문화가 “외부로 나아가는 것”과 관련된 문제에 대해 제언하였다.
먼저 엽랑 교수는 중국의 “문화산업에 대한 재인식”을 언급하면서, “대심미경제”와 “소프트파워”를 주제로 토론하고자 했다: “첫 번째로 ‘대심미경제’라는 것은 상품의 실용적 기능과 일반적인 서비스를 중시하는 전통경제를 뛰어 넘어, 그것 대신에 실용과 심미, 상품과 체험을 함께 결합시킨 경제를 일컫는다. 이러한 체험경제의 시대, 이러한 대심미경제의 시대가 필연적으로 문화산업의 대 발전을 요구하고 있음은 자명한 사실이다. 이렇게 볼 때 문화산업을 제대로 인식하는 것만이, 시대적 특성을 파악할 수 있고, 이로부터 일종의 이론적 수준까지 구비하게 되는 것이다.
두 번째는 소프트파워(soft power:軟實力)이다. ‘소프트 파워’라는 말은 하버드대학의 조지프 나이(Joseph S. Nye, Jr.)교수가 창안해낸 단어이다. 국제적인 업무의 전략적 자원으로서 소프트파워는 주로 문화산업에 의지한다. 왜냐하면 소프트파워는 문화적 차원의 공감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공감은 하나의 동적인 과정으로서, 개방적이고 구조적인 특성을 갖는다. 문화산업의 생산과 소비과정이 바로 일종의 구조적인 공감의 실천인 것이다. 미국인들은 이러한 원리를 매우 잘 이해하고 있기 때문에, 미국 정부와 기업들은 그들의 영화와 대중음악, TV연속극, 패스트푸드, 유행패션, 테마파크 등을 전 세계로 전파하기 위해 심혈을 기울여왔다. 바로 국가적 소프트파워로서 문화산업의 중대한 역할인 것이다. 이러한 사례들은 우리에게는 모두가 귀감이 되는 것이다.”
또한 엽랑 교수는 “외부로 나아가는데” 있어서 문화적 차이(중국과 외국의 차이, 전통과 현대의 차이)에 봉착하게 된다는 문제를 제기했다. 이러한 문화적 차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을 다음과 같이 제시했다: “이러한 문화적 차이문제를 극복하기 위해서, 다방면에서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나는 그 가운데 고려할 수 있는 방법의 하나가 바로 중화문화 가운데 전 인류의 보편적 가치를 체현할 수 있는 내용을 좀 더 많이 소개하고 전파하는 것이라고 생각해 왔다. 전통 중국문화에서 ‘생태일체주의’를 담고 있는 내용들은 현금 모든 인류의 보편적 가치관을 체현하는 것으로서, 현대적 함의 또한 매우 풍부하다. 이러한 내용들이 바로 민족적인 것이자 전 인류적인 것이며, 전통적인 것일 뿐 아니라 또한 현대적인 것이다. 우리가 이러한 내용들을 국제사회에서 쉽게 이해할 수 있는 형식으로 바꾸어 대외로 전파할 때, 비교적 쉽게 공감을 얻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이로부터 중화문화의 국제적인 영향력과 친화력 그리고 국제사회에 있어서 중국의 소프트파워를 제고하는 데 있어서도 도움이 되는 것이다. 동시에 이것은 또한 전 세계에 중국의 문명적, 우호적, 개방적, 포용적 국가 이미지를 형성해 가는데 있어서도 도움이 될 것이다.”

곧 이어진 토론에서 우리사상연구회 회장이자 한국외국어대학교 철학과에 있는 이기상 교수는 “한국의 지역문화에 바탕을 둔 것으로서 현대 인류가 처하고 있는 문제해결에 방향제시를 할 수 있는 것으로는 어떤 것이 있는지, 한국의 문화산업이 국가적 소프트 파워로써 내놓을 수 있는 한국적인 것이며 인류적인 것으로는 어떤 것이 있는지, 문화산업을 위한 <한국문화의 글로벌[지구]화>의 토대를 어디에 구축할 것인지를” 살펴보고자 했다.
이기상 교수는 “한국인의 심성 속에 무늬와 결로 각인되어 있는 세계관을 끄집어내어 오늘날 새롭게 해석해서 인류의 공생과 상생을 위한 지혜로 삼을 것”을 제안했다. 탈근대로 불리는 현대를 다시 살려야 하는 한국 민중들의 인간관, 신관, 생명관, 가치관을 아래와 같이 소개했다.
첫째, 한국인의 인간관: 인간은 다양한 사이[빔-사이, 사람-사이, 때-사이, 하늘땅-사이]를 이으며 사이로서 존재하는 사이-존재이다.
둘째, 한국인의 신관: 하느님은 무(無)·공(空)허(虛)로서 없이 계시는 방식으로 존재한다.
셋째, 한국인의 생명관: 생명은 웋일름을 따르는 몸사름이다.
넷째, 한국의 가치관: 공생과 상생을 위해서는 살림, 섬김, 비움, 나눔이 요구된다.
끝으로 이기상 교수는 “이제 우리가 서양 중심의 시각에서 벗어나서 좀 더 넓은 지평에서 인간을, 신을, 생명을 다시 생각해볼 것을 주장하며 그에 따라 가치관도 새롭게 다시 정립해야 할 것”으로 보았다.
핀란드, 러시아 대사를 엮임하고 현재 국제교류재단 이사장이자 카이스트에 있는 이인호 석좌교수는 한국문화를 세계화하고, 아시아문화연구소가 방향을 설정하는데 있어 큰 안목이 필요하다고 역설하였다.
우선 이인호 석좌교수는 관계가 대학과 함께 연계하여 국가전략 사업을 준비하고 진행하는 것의 의미와 중요성을 언급했다. 실제로 “치열한 국제경쟁 시대에 관·학 협동은 필요조건이며, 경쟁력의 원천은 여기서 확보될 수 있다”고 피력했다.
또한 이인호 교수는 아시아문화연구소가 홀로 모든 걸 다 할 수 없기에, 세계 각지의 논의 및 발표가 유실되지 않도록 보존하고 공유하여 국가정책연구로 연결시켜야 할 필요성을 제기했다.
특히 이인호 교수는 과거 러시아의 경제 위기 시의 지식인들 사이의 논의를 사례로 언급하면서 인식의 전환을 강조했다: “러시아의 위기는 경제 위기가 아니라 지각(지성과 각성)의 위기이다. 러시아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 돌이켜 보면 경고의 목소리는 충분히 제기되었는데 정책으로 연결시키지 못 해서 겪는 위기이다. 동아시아의 위기는 이제 경제 위기로 접근하지 말아야 하고, 전체를 보면서 갈등의 요소를 솔직히 인정하고 논의해야 한다. 바로 여기서 상생의 원리가 나온다.”